심재용, 손빚음 보듬이전
올 한해, 구름이 짙게 드리운 나날이 길다. 우리 마음에도 비를 실은 듯 먹구름이 쉬이 걷히지 않는다. 구름이 비를 쏟아내도 어쩐지 일상은 한층 메마르다.
심재용 작가는 봄부터 이 하늘과 구름과 마음을 보듬이에 담는 작업을 해왔다. 힘든 때를 그저 버티는 작업이 아니라, 이 시대의 표정을 작가의 눈으로 새기고 그려내는 작업이다. 지루한 장마가 이어지던 어느 날, 잠시 개었다 금세 숨어버리는 푸른 하늘이 담긴다. 거센 비바람이 휩쓸고 지나간 들에 누웠던 풀은 뒷날이면 고개를 들고, 답답한 마음도 찬찬히 들여다보면 보일 듯 말 듯 답이 있다. 마스크를 썼지만, 내가 담담히 웃고 있다는 걸 알아주는 이가 우리 곁에 있다.
이 이야기들을 품은 보듬이를 한곳에 모아 세상에 선보인다. 조심스러운 시기지만, 바로 그 시간을 껴안고 다독이는 마음으로 마련한 자리다.
이번 ‘손빚음 보듬이전’은 오직 보듬이로만 꾸려진다. 심재용 작가가 십 년 동안 빚어온 보듬이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하나의 화두, 보듬이. 그 화두에 침잠해온 작가의 작업을 감상할 수 있는 최초의 전시이다. 어려울 때이니 만큼 직접 보러 가지 않아도 좋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을 여는 전시니 만큼, 가릴 것은 가리고 지킬 것은 지켜서 가서 보고 느끼고 온다면 그 또한 좋다. 이번 보듬전에 담은 심재용 작가의 이야기와 마음을 응원한다.
전시 일정 : 2020. 9.15 Tue - 9.20 Sun, 11:00 - 20:00
전시 장소 : 대구 대백프라자 갤러리 B관 (대구광역시 중구 명덕로 333 12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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