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마다 보듬이 02 : 태양의 기억
지구는 태양에서 떨어져 나와 우주의 별이 되었다.
지구에서 시작된 생명은 태양에서의 기억을 지니고 산다.
유태근의 이 보듬이는 그 오랜 기억을 불러낸다.
화산의 폭발, 뜨겁게 흘러내리는 용암,
그리고 처음 생겨난 바다,
열기가 식으며 생기기 시작한 흙과 물이 함께 빚어낸
색깔의 오랜 기억을
보듬어 안아낸다.
영원과 시간이 오직 그릇 안에 담겨 있다.
정 동 주
태양의 기억을 품고 뜰 안으로 걸어들어오다.
두 손에 가득 쥐고 바라보니, 들여다보이는 것은 마주 보는 눈동자, 담긴 것은 언젠가의 나, 되비치는 것은 또 언젠가의 우주. 서로가 서로를 비추고 있다.
2021년 5월, 입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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