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58
行茶遍約 湯三五椀近前問訊乃請先喫茶也
행차편약요탕삼오완근전문신내청선끽다야
(탕비실에 있는 시자가 손님께) 차를 낼 준비를 두루 마치면 (탕솥에서 끓인 차를 손님 수에 알맞게) 적당량의 차를 탕병에 옮겨 담는다. (찻자리를 펴는 제자는) 스승 가까이서 문신하는데, 끽다를 청하기 위해서다.
澆 붓다. 쏟아 붓다.
澆湯 끓인 차를 (탕병에) 붓다. (탕솥에서 끌인 차는 탕병에 옮겨 담아서 사용하다.)
三五 서너 너덧 잔쯤의 분량을 가리키는 말
椀 음식물의 양을 헤아리는 단위
제자가 스승을 찻자리에 모시고 펼치는 동작은 늘 예법에 맞아야 한다. 때때로 스승과 스승의 옛 도반, 같은 선원의 살림살이를 책임지고 스승을 비롯한 여러 수행자를 돌봐주는 책임자 등 여러 손님을 모시고 차를 올릴 일도 있다. 그때도 한결같이 예를 따른다.
차를 내는 방법은 두 가지다. 손님이 적을 때는 끓인 차를 다완茶碗에 담아 쟁반에 얹어서 들고나와 손님 앞에 내놓는다. 손님이 열 명이 넘으면 끓인 차를 탕병에 옮겨 담아 들고나와서, 손님 앞에 미리 높여진 다완에 붓는데, 이때 탕병 안에 든 차의 양이 모자라거나 남으면 예를 잃는다. 마지막 손님의 다완에 따라 붓는 차의 양이 먼저 부은 양과 같아야 한다. 차의 향, 맛, 색이 온전하려면 무엇보다 차가 식지 말아야 하니 양을 맞추느라 굼뜨게 움직여서도 안 된다. 날랜 솜씨와 전체 흐름을 살피는 지혜, 정성이 필요하다. 그런 까닭에 선종 사원에서 탕비실을 맡은 수행자는 차를 우리고 대접하는 솜씨가 깊이 몸에 배게끔 거듭 익히고 반복해야 한다. 차살림과 한 몸이 되는 수행이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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