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51
堂頭非泛請僧喫茶
당두비범청승끽다
찻자리 마련하는 주지는 두루 스님들을 청하여 차를 마시지 않는다.
참선 수행하는 선종(禪宗)은 차 마시는 일을 엄연한 침묵 수행법으로 규정했다. 차실 공간을 따로 두지 않게 했고, 찻자리에 모이고 마치는 행동을 계율처럼 엄정하게 마련하였다. 청규에 정해둔 찻자리 말고는 어떤 이유나 목적으로도 찻자리를 열어 수행자들을 청하거나 차를 끓여서는 안 된다.
이런 규정을 두게 된 것 역시 지난날 중국 불교의 폐단을 바로잡기 위해서였다. 승려들이 놀기 삼아 또는 사사로운 일로 모여서 차를 마시며 세속의 탐욕에 관여하거나 서로 헐뜯는 일을 되풀이하지 않도록 경계했다. 삼보의 재물인 차를 수행이 아닌 탐욕 키우는 데 쓰지 않게 했다.
선종의 찻자리 규범은 일본 차문화의 바탕이 되었고, 이른바 차도(茶道)의 행위 예절로 변화했다.
이 시대 우리나라 찻자리 예절은 과연 어떠한가?
겉모습만 흉내 내고, 안으로 마음을 살피지 못하는 허물은 없는가?
차실의 참된 뜻을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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