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47
若茶未辦而先打鼓則衆人久坐惱
若庫司打鼓諸寮打板
並詳此意不宜太早
아직 차회 준비가 덜 되었는데 먼저 북을 치면 대중을 오래 앉아 있게 하여 성가시게 된다. 사고에서 북을 치거나 여러 처소에서 판을 칠 때도 이런 뜻을 살펴 너무 이르지 않게 해야 한다.
久坐 오래 앉아 있다.
惱 성가시다. 귀찮게 하다.
庫司 선원의 운영을 하는 사무실
諸寮 수행자들이 기거하는 건물
太早 너무 이르다.
차회는 언제나 꼼꼼히 점검하고 준비한다. 차회를 펴는 것과 마찬가지로 이승에서 마지막으로 차회를 준비한다는 마음가짐을 가져야 한다. 손님을 편안하게 대접하려면 준비하는 사람 역시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이어야 한다. 찻자리는 준비하는 사람의 마음이 손님에게 고스란히 드러나는 자리이기 때문이다. 음식을 만들어 대접하는 것과 달리, 차는 어떤 양념을 보태거나 꾸미지 않고 우리고 대접한다. 그런 까닭에 차에는 대접하는 사람의 마음과 정성이 투명하게 비치어 드러나기 마련이다.
정성을 다해 찻자리를 준비하는 일. 이승에서의 마음가짐이 이승 너머를 결정한다.
정 동 주
header.all-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