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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제자의 마음가짐


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59





行茶 湯約三五椀或自下茶

행다요탕약삼오완혹자하차

候茶罷先收住持人盞或自收盞

후차파선수주지인잔혹자수잔



(탕비실에서는 스승께) 차를 내기 위해 탕 솥에서 끓인 차 적당량을 탕 병에 옮겨 붓는다.

(제자는 다른 시자의 손을 빌리지 않고) 손수 차를 내려서 넣는다.

(제자는 스승께서) 차 마시기를 기다렸다가 차가 끝나면 스승의 잔을 먼저 거두는데, 제자가 차를 내려 넣었으면 찻잔도 손수 거둔다. (시자가 찻잔을 거두게 해서는 안 된다)



下茶 차를 손수 내려서 넣다.

收盞 찻잔을 손수 거두다.






스승을 모셔서 찻자리를 펴는 제자의 몸가짐에 관한 청규 구절인데, 자못 경건하다. 스승 한 분만을 모신 경우가 아니라, 스승을 기쁘게 해드리고 찻자리의 위엄을 보이기 위해 여러 스님을 모신 자리다. 먼저 탕비실에서 차를 끓일 때, 탕솥에 차를 넣어 제자가 손수 차를 내린다. 스승과 일행의 수에 알맞게끔 차를 넣는데, 스승께 드릴 몫만 따로 내려 넣는 것이 아니라 함께 넣는다. 찻자리가 펼쳐지면 차 두 잔과 한 번의 차약이 나오고 그때마다 차와 차약을 드시라고 권한다. 차가 끝나면 찻잔을 거두는데, 스승께서 마신 찻잔만은 제자가 손수 거두고 나서, 다른 스님들 찻잔은 시자들이 나누어 거둔다.


스승은 하늘 아래서 인연 지은 가장 소중한 어른이시다. 마음을 보게 해주시고 마음을 다스려 깨달음에 이르도록 길을 보여 주셨다. 깨달음은 우주와 하나 되는 것이다. 생로병사의 윤회에서 벗어나 우주가 되는 지혜를 가르쳐주셨다. 차 한 잔 손수 끓여 올리고, 스승께서 드신 찻잔을 씻으며, 한쪽으로 기울지 않는 중정의 도리를 다시 되새기는 자리다. 스승을 대접하는 자리가 아니라, 스승의 은혜를 되짚어 제 마음에 새기는 자리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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