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09
不得張口擲入亦不得咬令作聲
(차약 먹을 때) 입을 크게 벌리고 던져 넣지 말며, 이빨로 깨물어 씹는 소리 내지 말라.
선원청규차법은 차 두 잔을 마시되, 그 사이에 찹쌀로 만든 차약 –뒷날 세속에서 다식이라고 바뀌었다-을 먹는다. 차 성질이 차기 때문에 찹쌀의 따뜻함으로 차의 기운을 도운 것이다. 이 규정은 출가 수행자의 계율에서 비롯되었다.
부처님 계실 적에 귀의한 수행자가 많았고, 그들을 위해 옷, 음식, 약재 등을 보시하는 사람도 많았다. 한 장자가 수행자 한 무리를 그의 저택으로 초대하여 정성껏 마련한 음식 공양을 베풀었다. 그들 중 한 사람이 음식을 볼이 미어지도록 넣고 우물거리며 씹는 소리를 냈다. 이를 본 장자가 법답지 않은 모습이라며 부처님께 아뢰었다.
부처님께서 비구가 음식 먹는 법을 계율로 정하면서, “너는 왜 음식을 먹느냐?”고 물으셨다. 음식이란 어디에서 어떻게 여기로 와서 나의 오장육부를 살게 하고, 오래된 병을 낫게 하며, 새로운 병이 생기지 않게 해주는지 알게 하는 은혜와 관계의 법이라고 하셨다.
차 한 잔은 곧 내가 왜 음식을 먹는지 스스로 묻고 답하는 수행임을 뜻한다.
제대로 먹을 줄 알면 삶을 제대로 살 줄 아는 것이다.
정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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