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스물두 번째 장
삼 껍질 베틀질하여 여름살이 펴시고
모시 껍질 길쌈하여 한여름 무더위 달래시더니
목화 실 뽑고 자은 무명베로
맵고 긴긴 삼동 추위 다독이시고
누에 쳐 명주베 짜서 눈보라도 삭혀내신,
우리 어머니 마음밭엔 자연의 속살이 살았네.
더위도 추위도 가뭄도 장마도 자연의 속살이고
삼이며 모시며 목화도 뽕나무도 자연의 속살이어서
사람도 그 품으로 돌아갈 수 있더라.
오늘,
밤과 낮이 다시 가지런해지니
가난과 풍요, 소유와 상실, 지배와 목종, 무기와 평화도
다만 한 몸으로 껴안아 自然에 이르기를 소망하노라.
2022년 9월 23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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