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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향을 피워 올리는 법


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48





右手上香向特爲人焚之


오른손으로 향을 집어 올려 손님을 바라보면서 문신한다. (그런 다음) 향에 불을 붙여 올린다.




上香 향에 (불을 붙여서) 집어 올리다.

焚 불사르다.




오른손 엄지와 검지로 향을 집어 들고, 왼손 엄지와 검지로는 향 아랫부분을 살며시 쥔다. 두 손으로 향을 눈높이로 치켜들고 멈춘 채 손님을 바라본다. 향을 올리겠다는 침묵의 인사인데, 손님의 평안을 기원하며 차실을 청정하게 하는 상징적 행위다. 이때 향에 먼저 불을 붙여서 문신할 수도 있는데, 두 방법 모두 옳은 예법이다.


차회에서 향 올리는 법은 이따금 논쟁거리가 되곤 한다. 절차가 복잡하고 근거로 삼을 기준이 분명하지 않았던 탓이다. 선원 청규는 여러 종류다. 중국의 불교 종파마다 선원청규를 제정했기 때문이다. 『백장청규』는 모든 선원 청규의 근원이므로 흔히 『古淸規』라 부른다. 『고려판 선원 청규』에는 ‘右手上香’으로 되어 있지만, 우리나라의 습속은 왼손을 신성의 상징으로 여겨왔으며 왼손으로 향을 올렸다.


차회에서 향을 올리는 일은 차회의 예(禮)를 따르는 과정이다. 그 과정 하나의 시시비비에 치우쳐 차회의 본질을 왜곡하거나 잊어서는 안 된다. 예는 겉치레로 꾸미거나 관념적으로 수식하는 것이 아니다. 한쪽으로 치우치는 감정을 다잡고 규칙과 절차를 따르면서 마침내 편안함을 얻는 일이다.


차는 치우치지 않는 길을 몸으로 익혀 더불어 사는 삶을 찾는 수행임을 잊지 않아야 한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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