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청규차법의미학 14
次又請先喫茶 次問訊勸茶
(시자는) 두 번째 차 나오기 앞서 (주지에게) 문신으로
(손님에게) 한 번 더 끽다를 (차 드시겠습니까) 청한다.
(손님이 응답하면 주지는) 두 번째 차를 권하는 문신을 한다.
선종 차법은 차 두 잔을 마신다. 엄격한 수행방편으로 차를 마시기 때문에 반드시 두 잔이어야만 하는 까닭이 있다.
차 마시는 것을 태어나고, 죽는 윤회를 벗어나는 수행으로 삼았다. 태어나는 것은 숨을 들이마시는 것이고, 죽는 것은 마신 숨을 내뱉는 것으로 본다. 내뱉은 숨이 돌아오지 않으면 죽은 것이다.
숨을 들이마시는 것은 우주에서 나를 향하여 에너지가 움직이는 ‘바즈라다투·vajra-dhatu’ 즉 시계 바늘 돌아가는 방향이다. 반대로 숨을 내뱉는 것은 지금 여기서 우주를 향해 에너지가 움직이는 ‘가르바다투·garbha-dhatu’ 즉 시계 바늘 반대 방향으로 도는 것이다.
만트라mantra는 우주를 상징한다. 신들의 거처이며 우주의 에너지가 응집된 곳으로 여긴다. 인간은 작은 우주로서 호흡에 의해 만트라에 들어가 그 중심으로 나아갔다가 명상에 의해 흩어지고 다시 결합하는 우주 과정으로 나아가서 우주와 하나가 된다고 여기는 수행법이다. 따라서 차 두 잔을 마시는 차회는 생사를 연습하는 자리라 할 수 있다.
정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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