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 of page
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스승은 내 미래의 모습이다


선원청규차법의미학 21





須請大頭首近上法眷及前資勤舊相伴


깨달음 이루신 스승, 스승의 형제들, 선원의 세 소임자, 그리고 스승의 옛 도반 스님들을 스승과 한 찻자리에 모신다.




얼핏 이렇다 할 것 없는 그저 흔한 찻자리 모습으로 보일 수 있을 것이다. 지금 시대 눈으로는 아랫사람이 어른 모시고 차 대접하는 모습은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일이기 때문이다. 제자가 스승을 모시고 술, 음식 또는 차를 대접한다고 할 때 제자가 손수 술, 음식, 차를 마련하여 대접하기보다는 음식점이나 찻집에서 값을 내고 사서 대접하기 마련이다.


선원청규 차법은 제자가 스승을 모시고 펴는 찻자리를 특별한 경우로 본다. 어른이 아랫사람들을 초대하여 찻자리를 펴는 것을 원칙으로 삼기 때문이다. 선원청규 차법에서 차는 기호 음료가 아니라 목적 음료다. 지관(止觀, vipasyana)을 닦는 수행을 돕고, 침묵의 설법과 문답이 있는 수행 현장의 치열한 학습으로 여긴다. 따라서 차는 스승이 제자를 가르치고 돕는 선(禪)과 차(茶)의 말 없는 법문이다.


제자가 스승을 모시고 펴는 찻자리의 청규가 맨 뒤에 놓여 있다. 제자가 스승께 청하는 인사를 올리고 승낙을 얻은 뒤에 찻자리를 펴는 일은 아름답지만 조심스럽다. 한평생에 여러 번 있기 어려운 까닭이다.


눈여겨보아야 할 부분은 스승의 수행 초창기 때 함께 지냈던 옛 도반 스님들을 수소문하여 스승 몰래 모셔 와서 찻자리에서 만나도록 해드리는 일이다. 스승의 수행 생활에서 결코 잊거나 지울 수 없이 깊고 큰 도움이 되어 준 도반 스님은 스승의 오늘이 있게 해 준 부모 같은 인연이기 때문이다.






정동주








조회수 164회댓글 0개

최근 게시물

전체 보기

Comments


bottom of pag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