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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스승을 모시고 펴는 찻자리 上


선원청규차법의미학 19






早晨具威儀 先見侍者云 欲煩報覆和尙


(제자는) 이른 아침 예법에 맞는 몸가짐을 갖추고 (스승을 모시는) 시자에게 말한다. “스승께서 벗었던 옷을 챙겨 입으시게 하는 번거로움을 끼칠까 합니다.”




선원청규 여덟 번째 차법은 ‘제자가 스승을 모시고 펴는 차법(法卷及入室弟子特爲堂頭煎點)’이다.


선원청규 차법의 바탕은 어른이 아랫사람을 초청하여 베푸는 것이다. 차는 기호음료가 아니라 선종의 수행법이므로 어른이 아랫사람에게 내리는 법문이자 수행 공동체를 청정하게 이끌어 가기 위해 꼭 필요한 소통 방법이기도 하다. 선 수행에서 소통은 언어나 문자를 사용하지 않는 묵언과 고요를 통해 이루어진다.


이런 선원의 차법 중에서 제자가 스승을 모시고 펴는 차법은 예외적이면서 아름답다. 제자는 이른 아침에 스승을 모시는 시자를 찾아가 차회 계획을 알리고, 스승을 뵙게 해달라는 예를 보인다. 이때 제자의 말 가운데 스승이 법의를 벗어두고 평상복으로 갈아입고 쉬시는데, 제자의 인사를 받기 위해 다시 법의로 갈아입는 번거로움을 끼치려 한다는 내용이 있다. ‘욕번(欲煩)’이다.


‘욕번’이라는 말은 선원 바깥 세속 사람들에게도 영향을 끼쳤는데, ‘욕보시게’, ‘욕보십시오’라는 말이다. 몹시 고생하다, 곤란을 겪다, 수고하다 등의 뜻이다. 격려, 겸손을 담은 인사말이다. 이것은 선종사원의 아름다운 생활 예절이 세속에 전해진 사례 중 하나다.






정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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