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청규차법의미학 18
如近上尊敬之人卽大展三拜 晩間放參前後諧寮禮謝
(초대한 손님이) 가까이서 모시는 어른이면 차회가 끝난 그 자리에서 바로 대전삼배한다. 저녁 참선이 끝나는 앞이나 뒤에는 어른 계시는 방으로 찾아가서 한 번 더 고맙다는 예를 드린다.
차는 은혜를 짓고 기르는 것이며, 어른은 곧 은혜의 나무와 같다. 그 나무는 꽃을 피우고 열매 맺고 사철 그늘을 드리워 온갖 목숨 안식처가 되고 생명의 양식이 된다. 어른은 내 수행의 지향점이자 의지할 곳이며 길이다. 어른을 섬기는 예를 익히고 실천하는 과정에서 내가 조금씩 자라고 이루어져 간다. 어른 섬기는 것이 곧 나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의 내가 어디서 왔는지 알려면 어른을 존경하고 그 존경심 안에서 대답을 볼 수 있다. 어른은 아이에서 인생의 길을 걸어 늙음까지 왔다. 인생의 길은 누가 만든 것일까? 본디 길이 있어서 사람들이 다니게 된 것인지, 사람들이 다니다 보니 된 것인지? 이것일 수도 아닐 수도 아무래도 괜찮을 수도 있을 것이다.
다만, 어른을 존경하는 마음과 절실한 실천이 없으면 나는 어른이 되는 길을 잃게 될 것이다. 어른 되는 길을 잃어버리면 다만 늙고 병들어 떠도는 한 물건일 뿐이리라.
어른께 차 한 잔 올리는 것은 길을 잃지 않으려는 수행이리라. 그러니 효도하라. 그렇지 못했거든 더 늦기 전에 참회하고, 차 한 잔 올리시라.
정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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