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일흔세 번째 번째 장
여름 내내 왜 살고 죽는지 애절히 물어오던 청개구리와
사는 것이 연습, 죽는 것도 연습이라 답하던 참개굴처사도
달빛 이슬에 취해 살고 죽는 걸 왜 연습해야 하는지
소리소리 치며 묻고 또 묻던 귀뚜리님들도
겨울잠 집에 가서 생각해 본다며 땅속으로 들어갔는데
애착 덩어리 삶에서 벗어나려면
스스로 버리고 떠나는 연습뿐이라는데
크게 버리지 못하면 작은 것도 얻을 수 없다는데
사는 연습이 죽는 연습이라는데.
돈 받고 연습해 줄 사람 찾고 있는
당신은 누구십니까?
입동 아침 찬바람에
울고 가는 저 기러기가 묻는다.
2024년 11월 7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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