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열 번째 장
땅 위의 일은 하늘 일과 맞물려 비롯되고 펼쳐지며 나아가고 돌아옵니다.
오늘은 밤낮의 길이가 가지런해져서 빛과 어둠이 치우침 없이 오고 갑니다.
옛사람이 음陰은 만물의 바탕이고 양陽은 바탕에서 생겨난 것들이 자라고 퍼지며 가득해지는 일이라 했지요.
그렇게 생겨난 모두가 탈 없이 자라고 번성하여 넉넉해지지만은 않습니다.
병약해지고 시들어 오그라들고 썩고 무너져 상처와 소멸로 끝나기도 합니다.
자연은 언제나 치우치지 않으니까요.
오늘 하루, 치우침 없는 마음과 몸짓, 안을 응시하되 겉도 간조롱여보십시오.
수단, 방법 안 가리고 많이 먹고 많이 소유하며 오래 살려는 욕망에 물들지 않으면, 자연의 결대로 살다 돌아갈 수 있을 것입니다.
2022년 3월 21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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