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쉰다섯 번째 장
‘보듬이’는 그릇 이름입니다.
시시하고, 하찮고, 그만그만하고, 그저 그런 날들을 살아가는 이에게
괜찮다 괜찮다 다독이고 어루만지고 쓰다듬어,
약해지거나 겁먹지 말고
여럿이 더불어 살아가도록 보듬고 껴안아 주는 마음입니다.
인생에서 얼마나 대단한 것을 이뤘느냐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우리의 삶이란 지극히 사소한 것들로 이뤄지고
그 사소한 일에 얼마나 정성과 마음을 다했느냐가 중요합니다.
보듬이는
담담히 온 힘 다한 당신과 나에게
차 한 모금 담아 권하는 흙그릇입니다.
2024년 2월 19일,
정 동 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