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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스승이 마실 차를 내는 법


백장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23






湯 出或爲本師師翁煎點 卽侍者 湯親自下茶以表專敬 於住持人前問 觀茶依位立




차회를 진행하는 시자는 차회 주관자인 주지(제자)의 법사(法事)를 실행하는 사람이므로 주관자와 같이 대해야 한다. 스승이 마실 차를 내는 법이라 하여 다른 차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차실 바깥 탕비실에서 모든 준비를 하는 것, 시자가 다반에 빈 다완을 담아 들고 차실로 들어와서 손님 앞에 놓는 것, 시자가 때맞춰 탕병에 끓인 차를 담아 들고 차실로 들어오는 것, 정해진 차례대로 차를 붓고 나서 차 드시라고 말하는 것은 똑같다.


다만 탕비실에서 물 끓이고, 끓는 물을 탕병에 넣고 나서 차를 넣을 때, 보통은 시자가 모든 과정을 다 진행하지만, 스승을 모시는 차회에서는 제자가 손수 차를 내려서 내놓아야 한다. 탕비실은 차실 바깥에 있기 때문에 차실에서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차를 누가 내리는지를 알 수 없다. 그렇지만 스승을 모신 경우에는 제자 아닌 다른 사람이 차를 우리면 안 된다. 이는 마치 효의 실천과도 같다. 효는 부모님 살아 계실 적뿐만 아니라 돌아가신 뒤일지라도 자식이 살아있는 동안에는 극진해야 한다. 내 몸이 살아 있는 것은 부모님 은혜를 입었기 때문이므로 그런 것이다.


눈에 보이는 존재를 초월해서 안 보이고 안 들리는 공간 어디에나 스승이 계신다고 믿기기 때문이며, 이 믿음은 인간에게 도덕과 존엄을 삶의 높은 가치로 살려내는 원천이다. 육신을 초월한 존경이 생겨나는 바탕이 스승의 자리임을 깨달으려는 차 수행법이기도 하다.






정동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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