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34
常以偏衫覆衣袖及不得露腕
(차실에서는) 언제나 편삼으로 옷소매를 덮어서 팔이 드러나지 않게 한다.
선종 사원의 수행자는 언제든 맨살이 드러나지 않는 소매가 긴 옷을 입고 차실에 들어간다. 수행자가 아닌 보통 사람이 차실에서 입는 옷차림은 어떠해야 할지를 생각하게 한다. 개성으로 자유롭게 입은 옷차림으로 찻자리에 나아가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 볼 일이다. 현대 사회 정서에 어울리면서도 찻자리의 경건함을 몸에 익히는 묘안이 필요하다. 찻자리를 맑고 고요한 지상의 마지막 작은 자리라고 할 때, 그 귀한 멋과 가치를 생활 속으로 녹여 들일 생각이라면 말이다.
차실에서 입는 옷은 소매와 옷자락이 펄럭거리지 않는 단정한 것으로 한다. 소매, 옷고름, 치맛자락이 사람들의 시선을 어지럽히거나 부스럭거리는 소리로 차실의 고요를 흔들지 않는 것이 좋다. 색깔이 짙고 무늬가 화려한 것도 생각해 볼 일이다. 찻그릇들의 유약이 번질거리거나 문양이 짙고 작위적인 것을 멀리하는 까닭도 차실의 고요를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다.
차는 삶의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문화이자 예술이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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