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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고요한 몸짓


백장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32




棄鞋不得參差收足不得令椅子作聲


(차회에 참석하려면) 신발을 벗어 가지런하게 두어야 하고, (의자에 앉은 뒤) 발을 거두어들일 적에는 (발꿈치가) 의자 다리에 부딪히는 소리가 나지 않게 해야 한다.






중국 선종 사찰의 찻자리는 탁자와 의자를 쓴다. 찻자리에 들어가려면 방문 바깥에서 신발을 벗어야 한다. 벗은 신발은 가지런히 정돈해둔다. 발꿈치를 들고 발끝으로 걸어서 자리까지 나아간다. 의자를 바닥에 끌거나 밀어서 소리가 나지 않게 하고, 의자에 앉을 때나 앉은 뒤에도 발이 의자 다리에 부딪히는 소리를 내지 말아야 한다. 찻자리의 모든 몸짓은 고요해야 한다. 단순히 차를 마시는 것이 아니라, 마음과 몸을 다스리는 수행의 자리이기 때문이다.


선종 차법에서 벗은 신발을 가지런히 뒷손질하는 이 예법은 중국의 귀족과 지식인들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끼쳤다. 우리나라와 일본인들의 생활에도 그러했다. 차가 단지 기호 음료로 그치지 않고, 문화로 진화하면서 삶의 모습을 아름답게 변화시키는 전통으로 발전한 흔적이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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