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31
首座依位而立
수좌 스님 계시는 자리를 기준으로 각자의 자리에 선다.
‘首座’는 선원에서 두로 존경받는 어른이시다. ‘依位’란 많은 사람이 모인 자리에서 기준점이 되는 사람의 위치를 보면서 자신의 자리를 잡아 서는 것이다. 즉, 선원의 차회 때는 두루 존경받아 마땅한 큰스님(聖僧)의 자리가 다른 모든 스님들의 앉을 자리, 앉고 일어서며, 차 마시는 모든 행동의 기준이 된다. 더 나아가 수좌는 모든 수행자에게 본보기가 되고, 부처님을 삶의 지향점으로 삼는 수행자의 의지처가 된다.
차는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올바름(中正)을 몸과 마음에 익히게 하는 음식이자 발원이다. 차회는 중정을 몸가짐과 행동으로 실현하는 자리다. 수좌는 중정을 생활로 체현한 큰 스승이다. 차회는 그런 스승을 따르고 믿고 닮으려는 마음을 되새기는 의식이기도 하다.
어쩌다 세속의 탐욕에 사로잡혀 살게 되었을지라도 차 한 잔의 깨달음을 거듭한다면, 조금씩 청정함으로 나아가게 되리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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