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26
赴茶湯
찻자리에 나아가는 법
『선원청규(禪苑淸規)』는 선종 수행자의 수행 생활 모든 것에 관한 규정을 수록하고 있다. 모두 열권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제1권, 제5권, 제6권에 차법(茶法)을 규정해두었다. 제1권은 「계를 받음(受戒)」, 「계를 지킴(護戒)」를 비롯해 수행의 근본 내용을 수록하고 있는데, 차법의 총론이 되는 ‘찻자리에 나아가는 법(赴茶湯)’을 포함하고 있다. 그만큼 선종 수행과 차 생활의 관계가 중요한 것임을 뜻한다.
‘찻자리에 나아가는 법(부다탕)’에는 선원청규 차법의 핵심 철학이 모두 들어있다. 손짓, 몸가짐, 말씨, 표정, 눈빛과 바라보기, 옷차림, 차실에서의 걸음걸이, 신발 정리, 차회의 약속 지키기, 찻자리에 앉고 일어서기, 앉음새의 중요성, 차실의 침묵, 계절에 따른 의복 예절, 다완에 관한 규칙들, 찻그릇의 손질과 보관법, 차실의 청결, 인사법, 인사 때의 말씨, 차 마시는 법, 차약 먹는 법, 어른 공경 법, 차회 알리는 법, 종 치는 법, 차회 마치는 법 등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부다탕’은 차문화 개념과 핵심 미학이 집약되어 있어서, 날마다 차를 마시는 것은 곧 우주 공간에 내가 인간으로 태어나 살아가는 법을 깨우쳐 주는 모든 것과의 관계를 보고 듣고 배워 실천하는 수행이다.
서른 가지 정도의 이 자잘한 행위 하나하나에 담겨 있는 의미를 새겨 살피는 일을 설명하고, 우리 차 생활 모습을 점검하는 과정으로 삼으려 한다.
정 동 주
선생님 아침에 차 한잔 마시며 글을 읽으니 코로나로 혼란스러운 시기 임에도 다시 고요해짐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