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25
於住指人前大展三拜近前躬身云欲延象駕再獻麁茶伏望慈悲特賜開允
(차회 마친 뒤 시자는) 스승께 대전 삼배하고, 무릎걸음으로 스승 가까이 가서 아뢴다. “상가를 늘여서 성긴 차라도 다시 올리고 싶습니다. 바라옵건대 자비를 베풀어 허락하소서.”
제자가 스승을 모시고 펴는 차법의 한 구절이다. ‘궁신(躬身)’은 무릎걸음, ‘욕연(欲延)’은 더 머무르게 하고 싶은 마음, ‘상가(象駕)’는 상왕(象王) 즉 코끼리의 왕이니, 부처님이 탄 수레를 뜻한다. 황제가 타는 수레 또는 불교를 수호하는 황제를 뜻하기도 하지만, 궁극으로는 불법(佛法)을 비유하는 말이다. 차회에 오셨던 스승이 타고 갈 수레를 좀 더 오래 머무르게 하고 싶은 제자의 간절한 마음을 비유하고 있는 문장이다.
모든 생명체가 그러하듯 스승의 육신도 언제까지나 이승에 머물러 제자를 가르칠 수는 없다. 제자는 스승을 뵙고 헤어질 때마다 목마름이 더한다. 맥박이 뛰는 것은 오고 가는 것의 정연한 순리를 늘 새롭게 법문한다. 부처님 계실 적에 태어나 배우지 못한 인연을 아파하는 수행자는 많다. 스승 살아 계실 때 더 배우고 여쭙지 못한 후회로 앓는 자는 더 많다. 살아계실 때 더 자주 여쭙는 말 없는 말의 법문인 차 한 잔의 지극한 예법이 지닌 상징성을 펼쳐 보인 아름다운 문장이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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