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장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08
不得吹茶不得掉盞不得呼呻作聲取放盞橐不得敲磋
(차 마시면서) 후후 불지 말고, (차를 식히느라) 찻잔을 흔들지 말며, (차향 맡느라 코를 찻잔에 대고) 킁킁거리지도 말며, (차 마신 뒤에) 찻잔 내려놓으면서 (찻잔의 굽이) 쟁반에 부딪혀서 달그락거리지도 말아라.
선원 청규 차법 중에서 첫 번째로 익혀야 하는 기본예절이다. 뒷날 여러 나라의 차회에서 이어받아 차법의 바탕으로 삼고 있다.
여럿이 함께 차 마시는 일을 통하여 수행 공동체의 목적을 이루기 위한 좋은 습관을 몸에 익히고, 옆 수행자의 수행에 방해가 될 수 있는 아주 작은 행동까지도 조심하고 바로 잡아서 바른 수행으로 정진하려는 것이다. 이 작은 행동이 깨달음이라는 큰 우주를 얻게 되는 바탕임을 알게 하려는 것이다.
갓 출가하여 대중 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사람, 여럿이 생활하는 데 적응이 어려운 사람, 개인의 화나 조바심을 조절하는 것이 힘든 사람,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에게 도움을 주는 수행 방법이다. 이른바 밥상머리 가르침의 근원을 알 수 있는 귀한 기록이기도 하다.
차법의 모체인 선원 청규 차법이 지닌 온유함과 배려의 철학은 작은 일을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데서 비롯한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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