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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여럿이 함께 가는 길의 아름다움


백장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07





若上下相看一樣齊等則爲大妙

(찻사발을 쥐고) 아래위로 서로 보아서 (손 높이가) 물 흐르듯이 한결같다면, 아늑 웅숭깊고 말할 수 없이 빼어난 것이다.




선원 차회에 참석한 스님들이 차를 마시기 위해 찻사발을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잣대로 금 그은 듯이 엄정하게 획일화된 모습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물 흐르는 듯한 모양이라 했으니 (손 위치가) 저마다 낮거나 높더라도 부드러운 생동감이 느껴지면 좋다는 뜻이리라. 수십 명의 스님은 저마다 키, 몸 크기가 다르므로 찻사발을 든 손의 높이가 똑같을 수가 없다. 이는 수행공동체의 생활에 기꺼이 동참하여 규칙을 지킴으로써 혼자서는 불가능한 수행 목표를 함께 지향하는 수행법으로서의 차회임을 보여준다.


‘대묘(大妙)’의 심오한 뜻을 오늘에까지 전하고 있는 이 말은, 각각 조금씩 다르기 마련인 사람의 생각, 생김새, 행동을 바탕에 두고 삶의 공동체를 구성하며, 행복을 추구하는 현대 사회에서 인간의 개성, 평등, 자유의 소중함을 깨우쳐준다. 또한 오늘날 차회에 참여한 사람의 옷 모양, 행동을 통일하는 것은 올바른 것이 아님을 알게 해준다. 이런 모습은 오히려 군사 문화에 바탕을 둔 것으로 보인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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