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일흔네 번째 장
아주 아주 먼 먼 옛날 옛적부터 우리는 물이 지닌
신묘함을 믿고 따라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물은 만물의 근원, 모든 생명의 어머니,
더러움 씻어 새로움을 주시는 어머니였습니다.
마침내 비속한 상태를 신성한 상태로 정화하는
종교적 믿음의 역사를 쓰면서 영원을 꿈꾸었습니다.
물이 인간이 지은 죄를 씻어준다는 믿음입니다.
불교의 ‘알가’, 크리스트교의 ‘세례’, 민간신앙의 ‘정화수’ 기도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탐욕이 물을 더럽혔고 삶은 고통받습니다.
탐욕으로 더럽혀진 물로 우리 죄를 씻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어찌 죄를 죄로 씻어낼 수가 있을까요?
얼음과 눈보라를 예언하며 떨고 있는 저 대설 아침에
어떻게 사는 것이 옳은지를 묻고 또 묻습니다.
2024년 12월 7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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