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열한 번째 장
춥고 얼어붙는 자연의 정해진 이치는 변화를 따르는 이치로 옮겨가므로
오늘이 청명淸明입니다.
봄이 온 산과 들의 색깔이 햇빛을 받아 빛나지 않으면서
마음 안으로 은은히 번져드는
치우치지 않는 자연의 숨결이 묻어나는
말인 듯싶습니다.
옛적 차를 마셨던 선비 가문 여성들은 이날 사당 참배 때
이 절기에 나는 나물로 두어 가지 음식을 만들고
술 대신 차를 달여서 올렸는데
향기로운 이 일을 천신례薦新禮라 일렀습니다.
노자 성인께서는 ‘明’이 ‘자신을 아는 것’, ‘자신의 관점으로 보지 않으므로 가장 밝은 인식에 이르게 됨 不自見故明’을 뜻한다 하셨지요.
오늘 하루, 자신의 관점으로 세상을 입에 올리기보다
맞은편과 모두의 마음을 헤아리면서
차 한 잔 드십시오.
2022년 4월 5일
정 동 주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