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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말과 행동의 하나됨

선원청규 차법의 미학 40






如堂頭特爲茶湯受而不赴 -如卒然病患及大小便所逼卽託同赴人說與侍者等-

禮當退位如令出院 盡法無民

만일 소위 어른이 초청한 차회에 승낙하고도 나아가지 않을 경우, -돌연 병환이 나거나 대소변이 급해지면 지체하지 말고 함께 갈 사람에게 일러 사정을 말하여 시자에게 알려야 한다- 예법에 따라 선원에서 쫒아낼 수도 있는데, 규정한대로 해버린다면 절에 남을 사람이 있겠는가.



'禮當退位如令出院'은 예법으로 따져서 예를 따르지 않았을 경우에는 마땅히 선원에서 쫒아내는 죄로 물을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盡法無民'이란 법에 정한대로 모두 행한다면 살아남을 백성이 없다고 풀이할 수 있다.



선원의 차회는 어른이 아랫사람을 청하는 것이 예법이다. 어른이 청한 차회에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하고서도 이유없이 나아가지 않으면 마땅히 선원에서 쫒겨나는 허물이 된다. 어쩔 수 없는 사정이 생겨 차회에 나아가지 않았다 하여 선원에서 추방한다면 지나친 일이 될 수도 있다.


어른이 청한 데 대해 참석 약속을 하고도 지키지 않는 것은 큰 허물이 된다는 뜻을 강조하고 있음으로 받아들이는 편이 좋다. 茶로서 수행 예절을 기르는 차회 예절을 가볍게 여기는 것은 수행공동체 규범을 얕잡아 보는 것이고, 나아가 수행공동체의 도덕성을 흠집 내는 단초가 될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공동체의 존속을 위해 꼭 필요한 것은 모두가 지키자 서로 나눈 약속, 그 약속을 지킴으로서 수행의 목적을 이룰 수 있다는 믿음, 그 믿음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이다.


茶는 말과 행동이 하나로 완성되는 작은 우주다.





정 동 주







Joan Miró, “The Bullfighter”, Paris, January–mid-February 1927. Oil on canvas, 50 3/4 x 38 3/16” (129 x 97 cm). Centre Pompid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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