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예순다섯 번째 장
1800년대 조선 권세를 틀어쥔 유생들은 세계를 중화中華와 오랑캐夷로 나누고 중화는 인류 문화와 가치의 기준이며, 오랑캐는 문화도 가치 기준도 없는 야만으로 단정 지었지요. 조선은 중국의 모조품, 근사치로서 소화小華라 믿어, 중국 앞에서는 한없는 열등감으로 작아졌지만, 중국차를 마시면서 중국인보다 더 중국적 인간이 되려 애썼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서양과 일본을 야만으로 보는 것이 조선 유생의 사명이라 여기면서 일본에 대한 근거 없는 우월감으로 소리소리 치기도 했지요.
조선의 이념인 성리학이 말장난 철학으로 쇠락하고, 제도는 문란해지고, 권력은 부패하고, 나라는 멸망의 수렁으로 밀려들어 갔습니다. 그 무렵, 초의 스님은 차가 음식과 더불어 인간의 문화를 변화시키는 큰 힘이 있음을 깨닫게 됩니다. 중정과 무착바라밀이라는 고귀한 지혜를 얻습니다. 치우침 없는 말과 행동이 올바름을 확장한다는 지혜였지요. 스님은 깨달은 대로, 중국을 향해 치우쳐버린 조선 유생들을 일깨우는 수행 길에 나섭니다.
오늘은 대서, 어찌해서 그토록 치우친 길을 선택했는지 그때 유생들 이름을 외워봅니다.
2024년 7월 22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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