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번째장
차에 관하여 물어온 홍현주에게 답하며
초의 스님은 생각에 한층 더 깊이 잠깁니다.
19세기 조선 차인들과의 만남은 다산 선생 권유로 시작하게 되었지요.
1809년 남양주 수종사水鍾寺에서 다산의 큰아들 학연을 만났고,
추사와 그의 형제들인 명희, 상희, 홍현주, 신위, 이광려, 변지화, 윤효렴, 이만용, 박영보, 황상과 만남으로 이어집니다.
그중에서 영남사림학파의 큰 어른 김일손 10대 양손, 김인항을 만난 일은 무엇보다 큰 기쁨을 주었습니다.
김인항은 평생 관직을 마다하고 초야에 학자로 살면서
농사의 중요성을 연구하고 가르쳤지요.
존경받는 선비가 세상 본보기가 되는 삶을 살았습니다.
초의 스님은 차를 마시는 그에게 중정中正의 불씨가 살아 있음을 보았습니다.
오늘은 하지.
밤과 낮이 같은 길이에 닿으려 서로를 밀고 당기는 날입니다.
2024년 6월 21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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