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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그믐달 아래 山菊


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스물여섯 번째 장








오래전이었다.


산에 들에 서릿발 거센 속에서도

굴하지 않아 외로이 지켜서는

산국山菊

긴 가뭄을 견디며 견디며

피고 있다.


바르지 않은 일 틀렸다 말하고

따르지 않아 내쳐지고

피 흘리며 죽어가도

절개의 영원한 아름다움 좇던,

그 이름 부르며 산국이

피고 있다.


시월 그믐 새벽달은

예리한 꼬리로

녹슬고 있는 어느 절개의 폐부를

찌른다.


아직도 견디며 지켜야 할 것이 남았느냐

묻는다.











2022년 11월 22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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