自然으로 가는 길의 안내문 20
어제는 시간의 무딘 끌로 오늘을 다듬더니
오늘은 보람의 느린 대패질로 내일을 깎는다.
그대는 믿음의 천둥으로 어둠 속에 길을 낸다.
봄은 작은 꽃으로 여름을 낳았고
여름은 약속의 열매로 가을을 키우더니
가을은 혼신을 불태워 겨울을 감싼다.
빈 들에 눈 내리고
우리 가난의 저녁에 등불 켜지면
옛날에도 지금이 있더니
지금에는 옛날이 깃드는구나.
山菊 향기 서늘하여 멀리 가고
쑥부쟁이 색깔은 하늘 닮아 오래 간다.
삶은 남루의 돛배로 슬픈 문명의 일몰을 건너고 있고
나는 茶 한 잔에 잠겨 일흔의 江을 건너고 있고.
소설 날,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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