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잎은 꽃을 기다리고


自然으로 가는 길의 안내문 14









"밤새 相思花 몇 송이가 피었습니다."










올 칠팔월은 죄와 벌 불 속이었습니다.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는 기울고 편 갈라선 정의는 공정하지 못하고 어려운 수식어뿐인 평화도 불탔습니다. 죽임의 문화를 향한 먹고 마시는 나날 용서가 사라진 증오와 탐욕의 나날은 섭씨 40도 넘는 생지옥이었습니다. 내일은 불에 타버리고 다시는 못 볼 줄 알았는데 정녕 그리될 줄 알았는데.


처서 무렵 아침저녁 나절 나절로 서늘하여 고귀한 기운 내리시더니 죄 많은 내 이마 짚어주십니다. 먹을 줄을 모르니 살 줄을 모르고 끝내는 죽을 줄도 모르게 되나니, 먹을 줄 알면 먹어서는 안 되는 것도 알게 되는데 살고 싶어 절규하는 것 죽여 먹어서는 안 되는 줄 아는 것인데, 올여름 벌 받은 더위 속에서 인간 대신 속죄한 저 동물, 새와 물고기 이름 이름들 앞에서 눈 감고 귀 막은 벌 받아 뜨거운 내 이마 짚어주십니다.


아침에 눈 뜨니 살아 있습니다. 밤새 相思花 몇 송이가 피었습니다. 잎은 꽃을 기다리고, 꽃은 잎을 기다린 지 어언 수 천 년 올해도 잎 만나러 꽃대궁 높이 그리움 깃발처럼 피었습니다. 상사화도 죄 많은 내 이마 짚어주십니다.


차 한 잔의 법문이나 들으렵니다.


“마음은 저 스스로 마음이라 말하지 못하고 몸가진 것 에 의지하여 거기 있네. 心不自心

因色故有心.”










처서 날,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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