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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진RollingTea 구르다

立秋


自然으로 가는 길의 안내문 13










Max Ernst, Vox Angelica.1945. Oil on canvas. Private collection.









살을 태워버릴 듯 뙤약볕 뚫고 원추리 꽃대궁 타고 오르면서 날마다 분홍 꽃 피운 지 한 달 넘었는데 막바지에 닿은 원추리를 달래며 메꽃이 핀다. 메꽃 위로 고추잠자리들 날고 편백 숲에는 참매미 꾸지뽕나무에서는 쓰르라미 울어서 八月.


긴 긴 여름날 꼿꼿이 고개 들고 태양을 쳐다보며 불과 얼음, 빛과 그늘이 서로 맞물려 사는 속내를 침묵의 法問으로 說하시면서 태양보다 훨씬 아름다이 눈부신 황금 금불초.


태어난 지 백일을 갓 지난 동장윤다는 맛과 향 中正의 묘법을 부끄러운 듯 보이기 시작하고 안동布, 한삼모시는 천 년의 여름살이를 옷고름으로 여민다.


아, 새벽 예불 마친 뒤 마루에 나와 앉았을 때 상사화 피는 히어리 숲에서 신비가 울었다.


별빛을 밟고 가는 맑고 아득한 음색 새벽 고요 현악기의 어느 선이 흔들리는 선율은 발정 난 여름 숫기 달래는 오묘한 풀벌레 우는 소리였다.


마침내, 여름 건너 가을 오는 발소리.










입추 날,

정 동 주












Max Ernst, Day and Night, 1941-1942, Oil on canvas.




+ [Max Ernst: Galeries Nationales Du Grand-Palais Pairs . 16 Mai - 18 Aout 1975], Max Ernst, Published by Galeries Nationales Du Grand-Palais, Paris, 1975, pp. 114-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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