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大寒을 맞이하고 보내면서


自然으로 가는 길의 안내문 24










대한 날 새벽, 동다헌에서 바라다보이는 눈 덮인 지리산










작년 입춘 날 시작한 차살림 문화에 관한 탐구와 성찰을 대한에 이르기까지 스물네 차례에 걸쳐 시도해보았습니다. 한 해 동안 참으로 고맙고 기꺼웠습니다.

돌아보면 두 가지 일이 기쁨과 아픔으로 남았습니다. 하나는 차문화를 제대로 깨달아서 삶의 진정한 묘미를 발견하는 일임을 믿게 된 분들이 늘어나고 있는 현실의 기쁨입니다. 다른 하나는 차문화를 권력화해서 사람을 지배하거나 복종하는 관계로 변질시킨 아픔입니다. 문화란 혼란스러운 시대에 특별한 힘을 낳고 키우는 정신의 힘입니다. 한 시대의 문화는 어둠을 배경으로 삼고, 사악함을 이웃하며, 불안을 그 표정으로 합니다. 공정과 사악함이 공생하고 흑과 백이 서로 번갈아들면서 나타납니다. 이런 바탕 위에서 인간은 모두가 평등하기를 소망하고 현실을 긍정으로 꾸려가는 희망을 만들며 서로 기대고 안아주는 나누고 보살펴주는 힘을 만들어냅니다. 이것이 문화입니다.


그 가운데 차문화는 정신을 가장 높은 가치로 여기는 인간의 생활입니다. 옛사람들은 세상이 고통에 빠져 신음할 때 그 고난을 극복하는 데 헌신하는 지성의 용기와 행동을 차 정신의 상징으로 삼아왔습니다. 한 개인에게나 한 가정, 사회, 국가에 이르기까지 차의 정신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가 우주 법계 인연과의 관계로까지 확장되기를 소망하는 것입니다. 차문화가 수 천 년을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내려오는 까닭입니다.


다가오는 입춘 날부터는 새로운 여행을 떠나려 합니다. 여러분을 다시 만날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맑은 날이든 흐린 날이든 차 한 잔 속의 우주는 늘 청정합니다.










대한 날,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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