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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추리꽃에서 어머니를 만나다


自然으로 가는 길의 안내문 11










원추리 꽃나무 얻어다     焉得萱草언득훤초 뒤란에 심어나 볼까        言樹之背언수지배 오직 그이 생각에           願言思伯원언사백 내 맘 병인 듯 아파라      使我心痗사아심매



『시경(詩經)』「위풍(衛風)」‘백혜(伯兮)’의 한 구절이다. 전쟁터에 나간 남편의 소식 알 길 없어 걱정하고 그리워하는 아내의 마음 편지다. 남편 향한 걱정의 끈을 놓지 않으려 원추리 심고 꽃을 기다린다. 원추리는 하루 한 송이씩 적어도 스무날은 넘게 피고 지는데, 꽃 피고 지는 모습 보면서 그립고 아픈 소망을 빌었으리라. ‘원추리’라는 말은 한자인 ‘훤초(萱草)’에서 비롯되었는데, 훤초는 어머니를 이르는 꽃말이다. 시름을 잊게 해준다 하여 망우초(忘憂草)로도 불렀다.

무더위, 비바람 속에서 가장 오랫동안 꽃을 피우며, 근심을 잊게도 하고, 독성이 전혀 없어서 신경 안정에 도움이 되는 약이었으며, 훌륭한 먹거리도 되었음은, 자식 여럿 두어 바람 잘 날 없는 어머니의 삶을 닮았다 하여 그 고난 살아내신 어머니께 세상이 헌정한 선물인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서로 조금씩 다른 여러 가지 모양과 색깔을 지녔음에도 오직 원추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만 부르는 것은,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는 어머니의 차별 없는 사랑을 상징하는 꽃이 아닐까도 싶다.

원추리라는 하나의 이름으로 곧잘 일컬어지지만 원추리속(Hemerocallis fulva (L.) L.)에는 여러 종의 원추리가 있다. 피는 곳마다 그 동네 이름을 앞에 붙여서 소백산원추리, 노고단원추리, 홍도원추리, 발해원추리로 부른다. 생김새로 따져서 각시원추리, 금관원추리로도 부른다.


다양성을 품어 안아 녹여 낸 어머니 마음으로 키운 자식이 남의 눈에 꽃이 되고 잎이 되어 다만 세상이 한 송이 꽃이 되기를 소망하는 그 어머니 꽃이 원추리다.


동장윤다 한 잔과 원추리꽃 한 떨기를 그대에게 보낸다. 











소서 날,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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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원추리, 소서 하루 전


 

가지산원추리, 소서 하루 전



각시원추리, 소서 하루 전



금관원추리, 소서 하루 전



덕유산원추리, 소서 하루 전


백양산원추리, 소서 하루 전


세석고원원추리, 소서 하루 전


속리산원추리, 소서 하루 전



홍도원추리, 소서 하루 전



원추리 중 제일 먼저 피기 시작해서 하지 무렵에 동다헌 마당을 가득채웠던 발해원추리. 이제는 거의 지고 없다. 내년에 또 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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