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두 번째 장
인간은 갓 태어난 아기였을 때 이미 완전한 상태라고 노자는 말합니다. 나이 들수록 갓난아기의 천진무구함을 잃고 이런저런 욕심으로 마음은 어지러워집니다. 소유하고 지배하고 억지로 강해지려 힘을 쏟고 으스대는 어른의 모습을 돌이켜 볼 일입니다. 마음을 억지로 몰아붙이며 굳건히 세워놓은 무엇이 자연스럽지 않다면 그 마음의 됨됨이를 되짚어 보아야 하겠지요.
해인사에 계셨던 성철 스님은 “성불한다는 것은 부처가 된다는 것이 아니라, 자기가 원래 부처였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라고 법문하셨어요. 흔히 미숙한 자신을 부단히 수련하여 이상적인 높은 차원에 도달하는 것을 성불하는 것으로 여깁니다. 도달해야 할 데가 어디입니까? 내 안을 깊이 들여다보아 이치를 깨닫는 일이 아니라, 밖으로 탑을 높이 쌓아 보임새를 그럴듯하게 꾸미는 일로 아등바등하지 않았는지 살필 일입니다.
쉼 없이 성장하고 발전해야 한다는 무리한 생각을 내려놓습니다. 샘이 모여 저절로 시내가 되고 강을 이루고 바다로 흘러드는 자연의 길을 마음의 눈에 담고 느긋하고 고요히 거닐어봅니다. 이미 주어진 것에 만족하는 삶의 지혜를 자연에서 배웁니다.
오늘 이 편지 읽는 당신께 그 선물을 전합니다.
2021년 11월 22일, 소설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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