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스물세 번째 장
찬 이슬이 써 내려간 편지에는
뜨겁고 불타던 모든 것
때 되면 식어 얼음이 된다는 것
얼음도 때 되면 녹아 끓는다는 것이었네
서늘한 새벽 남새밭 저 개구리들
헤어질 작정으로 울음 우는데
내년 봄 경칩 즈음 다시 볼 약속으로 우는데
지금 살아있는 나의 내년 봄은
어떨지 알 수 없네
여기저기 다 가을 물들고
물 든 이것저것 다 쓸쓸하여라
쓸쓸함 썰물 지는 밤낮
그리고 저녁 어스름
눈 감고 귀 기울이거나 그저 바라만 보며 침묵한
하루 이틀 사흘
끝 모르게 깊어가는 건 가을뿐만 아니리
2022년 10월 8일
정 동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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