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으로 돌아가는 길 위에서 쓰는 편지, 일흔네 번째 번째 장
한 가지만으로 아름다운 것은 없습니다.
겉으론 하나지만 모든 것은 모든 것과
관계되므로 아름다움은 모든 관계가 만든
공존의 값입니다.
가을 산에 들에 눈부신 찬란한 온갖 나무 풀잎들도
서로 기대 껴안아 천 개의 산에 만 가지 색이 되어
바람에 시간을 태우고 이승의 강을 건너는
이별과 만남의 아름다움입니다.
‘소설’은 앞서 지나간 입춘에서 입동까지
열아홉 다발 소리, 빛, 향기들이 헌정한 음악입니다.
남아 있는 네 다발 절기들까지 모두 쌓이면
얼마나 아리따운 선율이 될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다만 그날이 오면,
그대는 누구에게
어떤 선율로
아름다움이 되시겠습니까?
2024년 11월 22일,
정 동 주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