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dea of Bodeumee
작업하면서 무엇에 집중하고 생각하는 편인가?
나는 단순함을 좋아한다. 보듬이를 만드는 것은 뼈대가 될 흙, 옷이 될 유약, 몸의 형태가 될 선을 이용하여 단순하되 섣불리 짐작하기 어려운 깊이를 담아내는 작업이다. 언뜻 단순해 보이는 형태와 정해진 규격의 보듬이에서 다채롭고 입체적인 이미지를 끌어내고자 한다.
보듬이 작업에 관해 앞으로의 방향은 어떻게 되는가?
분청에 관심이 많다. 전통 분청을 출발점 삼아 새로운 보듬이를 만들어 보고자 한다. 보듬이는 온전히 우리나라의 그릇이지만 동시에 현대적인 그릇이기 때문에 재해석의 여지가 많아서 좋다.
보듬이 작업에 관한 고민이 있다면 무엇인가?
보듬이 작업을 하면 할수록 단순한 아름다움은 무수한 시간과 공을 들여야 끌어낼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보듬이 작업을 하는 이 순간, 이 시간이 과연 보듬이에 오롯이 담기고 있을까 하는 걱정이 든다. 그 고민이 해갈되는 순간이 찾아온다면, 그때 나올 나의 작업은 또 어떨까 기대도 된다.
보듬이를 보면, 저 안에 작가의 삶, 출발과 여정, 현재의 위치가 모두 담겨 있다. 그의 이전 작업을 줄곧 지켜보아 왔던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게 느낄 것이다. 십 대 소년 시절부터 오늘까지 일일이 흙을 발굴하고, 숱을 구워 유약을 만들어 온 역량이 고스란히 담겼다. 언뜻 화려한 물감을 쓴 듯 보이지만, 사실은 돌과 나무에서 얻은 색이다. 이전까지의 작업이 무언가를 겉에 바르는 듯한 것이었다면, 무언가가 흘러 조금 묻었구나 싶은 단계를 거쳐, 속에서 뿜어져 나왔구나 하는 느낌의 단계로 접어들었다. 그것은 작가의 삶과 심경이 거쳐 온 자리 그대로다.